2021년 바디프로필을 촬영했던 경험을 뒤늦게 기록으로 남겨본다. 운동을 위한 동기부여로 시작해, 어느새 진심이 되어버린 준비 과정, 만족스러웠던 결과물, 그리고 나름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정리해 봤다. 운동, 식이, 의상 선정, 당일 촬영 경험 등 세부적인 내용은 각각 별도의 포스트로 남겨보려고 한다.
바디프로필 촬영 계기
몇 년 전부터 바디프로필 촬영 붐이 불면서, 주변에도 하나 둘 바디프로필을 찍는 사람들이 보였다. 마침 필라테스를 통해 운동을 습관화하던 시기였고, 헬스로 넘어가며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바디프로필 촬영을 염두에 두게 되었다. 처음에는 운동을 하기 위한 수단이었기에 정말 가벼운 마음이었다. 5kg 정도 빼고, 운동 열심히 해서 찍어야겠다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바디프로필 장인이었던 당시 트레이너 선생님을 만나며 기왕 찍을 거라면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변화하게 됐다.
바디프로필 촬영 성과
최대 체중 57.8kg에서 43.8kg까지 14kg를 감량했다. 물론 바디프로필 촬영 준비 시점의 몸무게는 최대치가 아니었고, 마지막 몸무게는 수분조절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10kg 정도 감량한 것 같다. 그리고 더 중요한 체지방은 17kg대에서 6kg대까지, 체지방률의 경우 32%에서 14%로 감량했다. 결국 근육량 감소 없이 순수 체지방으로 10kg 정도 감량한 셈이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위한 팁
바디프로필 준비 과정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물론 이는 개인의 성향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평소 운동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1. 준비 기간은 3~5개월이 적당하다.
준비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중간에 지치거나 해이해질 수밖에 없고, 너무 짧다면 유의미한 변화를 이루어낼 수 없거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3~5개월이 준비 기간으로 딱 적당한 것 같다. 나는 7월 중순부터 준비를 시작해 11월 말에 촬영했으니 약 4개월을 준비했다.
2. 이 기간 동안 가능한 한 촬영 준비에 후회 없이 임한다.
일반적으로 바디프로필 촬영 목표로 여성의 경우 체지방률 15% 내외, 남성의 경우 10% 내외를 목표로 한다. 이는 일반인으로서 일반적인 일상 속에서 도달하기 어려운 수치이며, 그렇기에 그만큼의 희생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시간을 희생해서 운동을 하고, 즐거움을 희생해서 각종 모임, 음주, 좋아하는 음식 등을 절제하는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기왕 찍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와 같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멋진 몸매의 사진 하나 없어도 그만이지만,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운동과 식이 중 하나에 전략적으로 집중한다.
당연히 운동과 식이 모두 필수다. 하지만 근육을 키우는 동시에 체지방을 줄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바디프로필을 찍으려면 근육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근육이 모두 체지방 아래 묻혀 있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인바디 수치를 분석해 보고, 체지방 감소가 시급한 경우엔 식이와 유산소 쪽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도 전략인 것 같다.
또한, 사람마다 운동을 매일 나가더라도 매 끼니 닭가슴살에 고구마 먹는 건 못 하겠다는 사람이 있고, 식이는 철저히 지키더라도 운동은 매일 못 하겠다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였다. 평소에도 맛있는 걸 마다 하지는 않지만 찾아 먹는 편은 아니었기에 굶는 것만 아니라면 식이는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체지방을 많이 줄여야 했으므로 식이와 유산소에 집중하는 게 나름의 전략이었다.
4. 전신보다는 특정 부위를 공략한다.
3번과 같은 맥락으로, 짧은 기간 내에 전신의 근육을 완벽하게 키우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따라서 본인이 아주 취약한 부위 또는 자신 있는 부위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나의 경우, 필라테스로 다져진 코어 근육이 어느 정도 있었고, 복부는 사진에서 가장 잘 보이는 부위기도 하기 때문에 크런치는 매일 절대 빼먹지 않았다. 그리고 어깨가 워낙 왜소해 사이드 래터럴 레이즈에 목숨을 걸었다. 대신 정말 취약한 등과 팔 근육은 후반부에 그냥 전략적으로 포기했다. 그런 부위는 의상을 잘 선택해서 커버하거나 보정으로 보완하면 된다.
5. 친구, 애인 등 파트너와 함께 준비한다.
좋아하는 음식, 모임, 술자리, 약속 등을 뒤로하고 헬스장과 닭가슴살 앞으로 향하는 일상은 많이 외로울 수 있다. 미래의 멋진 결과물을 상기하며 의지를 다지더라도 말이다. 이럴 때 혼자가 아니라면 그나마 의지를 다잡을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남자친구와 함께 커플 바디프로필을 찍었다. 같은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서로 의지하며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덜 힘들게 준비할 수 있었다. 샐러디가 데이트 고정 코스가 되는 등, 서로 좋은 동료로서 더 돈독해질 수 있었다. (혹은 같이 망하는 코스도 있겠다. 확실한 건, 커플 중 한 명만 준비한다면 무조건 싸울 것 같다!)
6. 끝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바디프로필 촬영이 끝나고 나면 보상심리로 인해 심한 요요를 겪거나, 허탈감에 우울해하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신체를 극한으로 몰아가는 이 힘든 여정이 끝나고 나면, 당연히 먹고 싶었던 음식을 잔뜩 먹고 운동을 쉬면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바디프로필 촬영도 하나의 도전이며 과정일 뿐이다. 준비 과정에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 하는 동시에, 촬영이 끝난 후(예를 들어, 건강한 식습관은 어떻게 유지하고, 어떠한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며, 어느 정도의 몸무게와 체지방률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꾸준히 생각해 두어야 촬영이 끝난 후 부작용이 덜한 것 같다.
소감
나는 바디프로필 촬영을 통해 많은 걸 얻었다. 요요를 겪지 않고 건강한 수준의 체중과 체지방 증가 이후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 무엇보다도, 나의 노력으로 온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인 스스로의 신체에 대해서 통제와 성취감을 느꼈던 경험은 다른 분야의 도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확실한 건 바디프로필은 절대 건강을 위한 길이 아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사진에 이상적으로 나오는 몸은 신체를 극한까지 내몰아서 만들어내는 것이고, 일반적인 일상을 영위하며 도달할 수 없는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바디프로필 준비는 결국 극단적인 식이와 운동을 수반한다. 이 과정에서 모든 도전이 그렇듯, 좋은 결과물과 성취감을 얻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신체적, 또는 식이 관련 부작용을 겪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또한, 모든 것을 쏟아부어 결과물을 만들고 난 이후에는 허탈감에 우울해하는 분들도 있다고.
모든 일이 그렇듯, 자신의 성향을 잘 알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본 후 도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바디프로필 촬영을 주변 사람에게 추천할 것인가? 난 추천하지는 못할 것 같다. 내 경험을 들려주고, 스스로 판단하라고 할 수밖에.
'웰니스 > 바디프로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디프로필 D-1 스프레이 태닝 후기, 주의사항 및 장단점 (0) | 2023.02.24 |
---|---|
바디프로필 D-7, 일주일 전 밴딩, 로딩, 수분조절과 단수 (0) | 2023.02.24 |
바디프로필 D-30 한 달 전 운동법, 무나트륨 식단, 의상 선택 (0) | 2023.02.23 |
체지방 10kg 감량을 위한 다이어트, 커플 바디프로필 촬영 콘셉트 결정 (0) | 2023.02.23 |
근력, 식이, 촬영 스튜디오 선택 - 바디프로필 여정 두 번째 (0) | 2023.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