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샐러드 무료 유전자검사? 인내심 부족은 유료 결제한다
약 3년째 잘 사용하고 있는 금융 애플리케이션 뱅크샐러드에서는 매일 10시 선착순으로 무료 유전자 검사 이용권(검사기관: 랩지노믹스)을 뿌린다. 다들 꾸준히 도전하다 보면 당첨된다고 하는데 나는 몇 달째 실패. DNA 검사를 꼭 해보고 싶었던 나는 결국 인내심 부족으로 내돈내산을 하고 말았다. 검색해 봐도 무료가 아니라 유료로 이용한 후기는 찾을 수 없어 내 경험을 남겨본다.
* 참고로 유료로 검사권을 구매하더라도 무료 검사권과 다른 점은 전혀 없다.
결제 및 검사 신청
2월 8일 수요일 뱅크샐러드 어플에서 유료로 유전자 검사를 신청했다. 전에는 선착순 이벤트 외에는 유료 서비스가 아예 없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생긴 것 같다. 금액은 49,500원. 무료로도 충분히 당첨 확률이 높기 때문에 큰 금액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른 DNA 검사 서비스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는 생각에 결제했다. 키트를 받아볼 주소 등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하고 나면 검사 신청 완료.
키트 수령, 검사, 반송
2월 10일 금요일 키트를 받아보았다. 수요일 밤에 결제했으니 당일배송받은 셈이다. 키트 구성품은 면봉 하나이고, 검사 방법은 볼 안쪽을 수회 문질러서 DNA를 채취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영상 설명도 있으니 어려울 건 하나도 없다. 사용한 면봉을 동봉된 케이스에 넣고 재포장해서 반송 신청하면 된다. 다음날인 11일 토요일, 바로 수거되었다.
유전자검사 결과 도착
그리고 17일 목요일, 드디어 뱅크샐러드 어플과 메일을 통해 결과가 도착했다. 전에는 검사 신청 후 결과 수령까지 2주 정도 소요됐다고 하는데 확실히 분석이 빨라진 것 같다.
63가지 항목 중 나의 유전적 강점과 취약점을 확인할 수 있다.
카테고리는 영양, 다이어트, 운동, 면역, 모발, 피부, 수면, 식습관, 혈관, 뼈, 생활로 나뉘어 있다.
그중에서도 나의 TOP3는...
나의 넘버원 능력은 바로 타노스의 손아귀였다. 정말 신기한 건, 어렸을 때부터 내가 만지는 물건이 망가지는 일이 잦았다. 특별히 힘을 주고 잡은 게 아닌데도 그랬다. 지금 생각해 보면 타고난 악력이 강해서 그랬나 보다. 이후 후천적으로 악력 운동을 한 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악력이 엄청나거나 하진 않다.
두 번째 능력은 살 안 찌는 체질이라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여태껏 먹는 만큼 찌는 체질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운동량이나 식습관에 비해 비만이었던 적이 없는 걸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원 없이 뭘 먹어도 마른 타입은 확실히 아니다.
평소에 쓴 음식을 잘 먹고, 와인이나 커피 취향이 확실히 신 맛보다는 쓴 맛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데 쓴맛 민감도가 낮아서라고 한다! 쓴 맛에 둔하기 때문에 과음이나 카페인 과섭취도 조심해야 한다고. 그와 반대로 단맛 민감도는 아주 높게 나왔다. 실제로 나는 단맛에 예민하고, 단 음식을 싫어한다.
그 외에 식탐이 적은 편인데 (맛있는 게 눈앞에 있으면 사양하지 않지만 맛집을 찾아가는 편은 아니다.) 식욕이 낮은 편이라고 한다.
주량이 유전적으로 약한 편이 아니고, 숙취도 심하지 않은 편인데 알코올 대사 능력도 높게 나왔다.
평소 근육이 잘 붙는다고 생각했는데 운동 능력의 경우 근력 운동이 유산소 운동보다 적합하다고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으로는 골질량이 나왔다
.
이외에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 저녁형 인간이고, 짧은 수면을 취하는 편이라는 점도 맞았다.
소감
검사 설명에도 나오지만 인간의 특성은 유전적 요인 외에 환경적 요인도 크기 때문에 이 검사가 맞지 않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수 있겠다. 특히나 유전율이 낮은 특성들은 더 그럴 것이다(검사 결과에 각 특성의 유전율도 나오기 때문에 참고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나의 현 상태와 잘 맞다고 느꼈다. (후천적 노력 없이 유전인자에 순응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특히 부족한 영양소가 어떤 것인지, 어떤 운동이 체질에 맞는지, 건강적으로 주의해야 할 항목이 어떤 것인지 등, 앞으로 건강관리에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얻었기에 만족했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료로 하는 검사를 유료로 받은 것이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소비였다!